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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자연과학

[에세이 책 리뷰]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by 주말의 도서관 2023. 12. 15.

심채경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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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오늘 주말의 도서관에서 리뷰할 책은 심채경 작가님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이다.

심채경 작가님은 2019년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선정한 분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일단 제목이 확 끌린다. 천문학자인데 별을 보지 않는다고? 그럼 천문학자가 무엇을 보는가? 이러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 제목, 좋다. 그리고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길래 바로 읽어보았다.

 

느낀 점 첫 번째: 에세이 참 재밌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 첫 번째는 '에세이도 참 재밌구나'였다. 나는 항상 소설만 편식하는 독서가라서 거의 소설만 읽고 에세이나 다른 비문학 책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소설이 아닌 이런 에세이 책도 참 재밌구나 하고 느꼈다. 에세이 책을 읽으면 일기를 읽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도 한창 일기를 쓸 때가 있었는데 한참 지난 후에 내가 쓴 일기를 읽어보면 아 내가 이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재밌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에세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식견도 늘고 나의 사고도 확장되어 가는 느낌?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 에세이 책들을 많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느낌 점 두 번째: 이 책 참 쉽고 재밌다.

이 책을 읽고 두 번째로 느낀 점은 '이 책 참 쉽고 재밌다!'였다. 제목만 보면 완전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 같고 과학과 관련되면 우리 같은 문과형 인간은 일단 피하고 보는 게 상책 아니던가? 하지만 이 책은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막 과학 이론을 설명하고 깊게 들어가는 책은 아니다. 마치 일상의 이야기를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는 그런 느낌이다. 책의 내용을 예로 들면 '우주를 뜻하는 영어 cosmos, universe, space의 차이가 뭘까'.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에 관한 몰랐던 이야기', '명왕성은 태양계 행성에서 왜 제외되었는가', '초승달과 그믐달은 언제 보이는가' 이런 내용들을 알시 쉽게 재밌게 이야기해 주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말 그대로 정말 재밌다. 심채경 작가님이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다. 은근 웃기는 부분도 많고 묘하게 울림을 주는 부분도 많고 잔잔하게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도 많다. 이 책에서 울림을 주는 부분들이 많은데 그중 한 부분을 소개해보겠다.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중에서

어떤가? 정말 좋지 않은가? 이런 부분들이 책에 꽉꽉 채워져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하게 가득 차는 느낌이 들 것이다.

 

마치며

오늘은 심채경 작가님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리뷰해보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책을 읽으면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알게 된다면 나에게도 알려주고..)


리뷰를 영상으로 보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